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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상식

한자의 서체

by kimlaw 2022. 12. 24.

한자의 서체(書體)에는 오체가 있고, 바로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가 오체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한자와 유사한 서체로 발전한 전서로부터 본격적인 서체로서의 모양을 갖추게 되고, 그 이후 예서나 해서, 행서, 초서와 같은 순서로 서체가 발전하게 된다.
물론 진(秦)나라를 전후로 쓰여진 전서 이전에도 주로 은나라에서 쓰여진 갑골문(甲骨文)이나 주(周)나라나 춘추전국시대를 중심으로 사용된 금문(金文)도 있고, 자세하게 따지면 더 여러 가지 서체로 구분할 수도 있다.
Chinese calligraphic script
  
① 전서(篆書) seal script
전서를 넓게 이해하자면 예서가 나오기 이전에 사용된 서체, 즉 주로 은나라(BC 1766-1122경)에서 거북의 등껍질이나 동물의 뼈에 새겨 점술에 사용한 갑골문(甲骨文), 모공정(毛公鼎)이나 산씨반(散氏盤) 등과 같이 청동기, 종, 솥(鼎), 항아리(尊), 술잔(爵), 병기(兵器), 전폐(錢幣) 등에 새긴 금문, 북같이 생긴 돌에 새긴 석고문(石鼓文), 6국(Six Kingdoms), 즉 제(齊), 초(楚), 연(燕), 한(韓), 조(趙), 위(魏)에서 사용한 육국고문(六國古文), 진(秦)나라 이사(李斯)가 정리한 소전(小篆), 주로 인각(印刻)에 새긴 무전(繆篆)이나 첩전(疊篆) 등을 모두 전서에 포함시킬 수 있다. 다만 좁은 의미로 전서를 말할 때에는 대전(大篆 large seal script), 소전(small seal script)를 가리킨다.

갑골문
모공정(대만, 국립고궁박물관)
산씨반(대만, 국립고궁박물관)
六國古文

전서는 대전과 소전으로 구분된다. 대전은 소전이 나오기 이전의 전서를 가리키며, 보통 주문(籒文)을 대전으로 본다. 주문은 주(周)나라 선왕 태사 주(籒)가 정리한 문자라고 한다. 《석고문》이 대전에 속한다. 소전은 진(秦)나라 진시황(秦始皇)이 이사(李斯 Li Si)라는 신하에게 명하여 주문(대전)을 고쳐 새롭게 정리한 서체이다. 소전으로 쓴 대표적인 자료로는 《태산각석》(泰山刻石), 《역산각석》(嶧山刻石), 《낭야대각석》(琅捓臺刻石), 《회계각석》(會稽刻石) 등이 있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후에 자신의 위업을 나타내기 위하여 태산 등 각지를 순행하면서 승상 이사로 하여금 자기의 공적과 덕행을 칭송하는 문장을 비석에 새기게 하여 세운 각석이 《태산각석》, 《역산각석》, 《낭야대각석》, 《회계각석》 등이며, 소전을 이해하는 아주 귀중한 자료이다.

석고문
대전(석고문)
태산각석
篆书(李阳冰)


② 예서(隸書) clerical script
예서는 복잡한 전서의 자획을 간단하게 바꾸어 일상적으로 쓰기 편리하게 만든 서체이다. 예서는 아마도 전국시대(Warring States period)로부터 진나라(Qin dynasty)를 거쳐 생겨나고, 한(漢)나라에서는 전서를 대신하여 공식문자로 예서가 통용되게 되며, 위진(魏晋)에서까지 사용된 서체로 볼 수 있다. 예서는 진나라 진시황(秦始皇) 때 감옥에서 근무하는 정막(程邈)이라는 옥리가 감옥에서 일하는 서리(胥吏)에게 복잡한 전서 대신에 쉽고 간편한 글자를 사용하도록 하기 위하여 만든 서체라고 한다. 감옥에서 사용한 서체라는 의미로 예서(隸書 slave skript)라고 부른다.
예서의 대표적인 필법은 잠두안미(蠶頭雁尾 silkworm head and wild goose tail) 혹은 잠두연미(蠶頭燕尾)이다. 예서를 쓸 때에는 처음 시작은 누에의 머리처럼 쓰고, 뒤는 기러기의 꼬리 혹은 제비의 꼬리와 같게 쓴다.

蠶頭
雁尾
蠶頭雁尾

예서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조전비(후한), 예기비(후한), 사신비(후한), 을영비(후한), 장천비(漢), 서협송, 석문송 등이 있다. 그리고 고구려 국내성이 있는 고도인 중국 집안에 세워져 있는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비(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碑 높이 6.39m, 너비 1.35-2m에 달하는 동양에서는 최대 크기의 사면석비), 즉 광개토대왕비(廣開土大王碑)의 서체도 예서로 본다.

조전비(曹全碑)
광개토대왕비(탁본)
隶书(衡方碑)


③ 해서(楷書) regular script
해서는 정서로 쓰는 표준서체(standard script)를 가리킨다. 행서나 초서는 자획을 흘리는 기운이 있으나, 해서는 자체(字體)가 단정하다. 위(魏)나라 종요(鍾繇)라는 사람이 쓴 법첩이 해서로 쓴 초기의 자료이고, 그 후 왕희지(王羲之)에 의하여 해서의 형식이 완성된다. 해서에 능통한 대표적인 서가로는 구양순(歐陽詢), 우세남(虞世南), 저수량(褚遂良), 안진경(顔眞卿), 유공권(柳公權) 등이 있다. 해서로 쓰여진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당나라 안진경의 《안근례비》(顔勤禮碑), 《안씨가묘비》(顔氏家廟碑), 《다보탑감응비》(多寶塔感應碑), 당나라 구양순의 《구성궁예천명》(九成宮醴天銘), 북위(北魏) 때 세워진 《장맹룡비》(張猛龍碑) 등이 유명하다.

안근례비
楷书(欧阳询)


④ 행서(行書) semi-cursive script
행서(running script)는 단정한 해서와 막 흘려 쓰는 초서의 중간 정도로 약간 흘려 쓰는 서체를 말한다. 후한(後漢) 때 유덕승(劉德昇)이라는 사람이 창시한 서체라고 한다. 후에 왕희지(王羲之)에 이르러 행서는 서체로서 완성되게 된다. 특히 왕희지가 행서로 쓴 《난정서》(蘭亭序)는 천하제일행서(天下第一行書)로 칭송을 받고 있다. 행서로 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난정서 이외에 왕희지의 행서를 집자한 《집자성교서》(集字聖敎書)와 《흥복사단비》(興福寺斷碑)가 있다.

난정서
行書(王羲之)

 

왕희지(王羲之)

왕희지(303-361)는 서성(書聖)으로 칭송을 받는 동진(东晋)의 서예가이다. 총 324글자의 행서로 쓴 《兰亭序》(난정서)는 천하제일행서(天下第一行书)라고 한다. 대표작으로는 행서에서는 난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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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초서(草書) cursive script
초서는 필요한 경우에 필획을 생략하고 빠르게 흘려 쓰는 서체를 가리킨다. 초서는 후한의 장지(張芝)라고 하는 사람이 시작한 서체로 알려져 있고, 후에 왕희지와 왕헌지(王獻之) 부자에 이르러 극치를 이루게 된다. 초서(sloppy script)로 쓴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왕희지의 《십칠첩》(十七帖), 당나라 손과정(孫過庭)의 《서보》(書譜)가 있다.

십칠첩
草書(王羲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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