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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兔死狗烹(토사구팽)

by kimlaw 2023. 1. 3.

토끼가 죽으면 개를 삶는다.
토끼와 같은 사냥거리가 없어지면 결국은 사냥개를 잡아 먹게 된다.
필요한 때에는 이용을 당하다가 쓸모가 없게 되면 버림을 받게 된다.
천하가 평정된 후에는 공신을 없앤다.
狡兔死 良狗烹(교토사 양구팽), 즉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날쌘 개를 삶는다"고도 한다.
野獸盡 獵狗烹(야수진 엽구팽), 즉 "들짐승이 다 잡혀 없어지면 사냥개를 삶는다"도 같은 의미이다.
高鳥盡 良弓藏(고조진 양궁장), 즉 "높이 나는 새가 다 잡히면 아무리 좋은 활이라도 곳간에 쳐박힌다"(When the flying birds are done with, the good bow is stored away)도 같은 의미로 쓴다.
飛鳥盡 良弓藏(비조진 양궁장), 즉 "나는 새를 다 잡으면 좋은 활도 깊이 간직하고 만다"도 같은 의미이고, 鳥盡弓藏(조진궁장)으로도 쓴다.
獲兔烹狗 得漁忘筌(획토팽구 득어망전), 즉 "토끼를 잡으면 개를 삶고, 물고기를 잡고나면 통발을 버린다"도 뜻을 이루면 그 뜻을 이루기 위하여 힘을 합친 사람이나 그 뜻을 이루기 위하여 사용한 수단을 버린다는 의미이다.
《사기 월왕구천세가》에서는 오(吳)나라와 월(越)나라의 50년 가까운 혈전에서 마침내 월왕구천이 오왕부차를 패퇴시켜 오왕부차는 자결하게 되고, 월왕구천의 승리에 가장 큰 공을 세운 범려가 나라의 절반을 준다는 월왕구천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미련 없이 관직에서 물러나 월나라를 떠나면서 함께 고생한 동료 문종에게 토사구팽의 위험을 알리고 빨리 월왕구천의 곁을 떠나라고 당부한 고사에서 유래한다.
《사기 회음후열전》에서는 한신이 한나라 유방 아래에서 소하의 추천으로 대장군이 되고, 초한전쟁의 최후전투인 해하싸움에서 초패왕 항우를 물리쳐 유방이 진나라를 잇는 통일제국을 이루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나, 유방이 막강한 군사력과 뛰어난 지략을 지닌 한신을 경계하여 한신의 군사를 빼앗고 초왕(楚王 초나라의 지역에 봉한 제후)에 봉한 후에 곧 반란죄로 체포까지 되자 한신이 토사구팽을 당하는 울분을 토로한 고사에서 유래한다.
When the sly rabbit dies, the hunting dog is boiled to eat.
boil the dog once it caught the rabbit
boil the hound once it caught the rabbit
cook the hound when the hares have been run down 
when all hares are killed, the hounds will be stewed and eaten
after the cunning hare is killed, the hound is boiled
cook the hounds when no longer needed after the hares have been run down
the hounds are killed for food once all the hares are bagged
when the hares die, the dogs are killed and boiled
slay the lackey when he has outlived his usefulness
trusted aide is eliminated when he has outlived his usefulness
get rid of someone once he has served his purpose
   
《史記 越王句踐世家》  范蠡遂去,自齊遺大夫種書曰 : "蜚鳥盡,良弓藏;狡兔死,走狗烹。越王爲人長頸鳥喙,可與共患難,不可與共樂。子何不去?" 種見書,稱病不朝。人或讒種且作亂,越王乃賜種劍曰 : "子教寡人伐吳七術,寡人用其三而敗吳,其四在子,子為我從先王試之。" 種遂自殺。
《사기 월왕구천세가》  범려수거,자제유대부종서왈 : 비조진,양궁장;교토사,주구팽。월왕위인장경조훼,가여공환난,불가여공악。자하불거? 종견서,칭병부조。인혹참종차작란,월왕내사종검왈 : 자교과인벌오칠술,과인용기삼이패오,기사재자,자위아종선왕시지。종수자살。
  
[단상]
월나라가 오나라를 멸망시킬 때에 월왕구천 옆에서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은 범려(范蠡)이다. 범려는 20여년 동안 월왕구천이 와신상담하며 오왕부차를 꺽기 위하여 절치부심(切齒腐心)하는 동안 월왕구천을 한결같이 보필하면서 그를 패자(覇者)로 만든다. 공로를 인정받아 범려는 상장군(上將軍)이 되지만, 월왕구천이란 인물은 환난은 같이 할 수 있어도 즐거움은 함께 할 인물이 못 된다고 생각한 범려는 월왕구천에게 작별을 고한 뒤 제(齊)나라로 간다. 제나라에서 범려는 월나라의 대부 문종(文種)에게 편지를 쓴다: "하늘에 나는 새를 다 잡으면 좋은 활도 창고에 처박히게 되고, 토끼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게 된다고 하오(When the flying birds are done with, the good bow is stored away; when the sly rabbit dies, the hunting dog is boiled). 월왕구천의 인상은 목이 길고 입은 새부리처럼 생겨 환난은 함께 할 수 있으나 즐거움은 함께 누릴 수 없는 인물이오. 어찌 당신은 월왕구천을 떠나지 않고 있는지요?(蜚鳥盡,良弓藏;狡兔死,走狗烹。越王爲人長頸鳥喙,可與共患難,不可與共樂。子何不去?)"
문종은 서신을 본 후 병을 핑계로 조정에 나가질 않는다. 누군가가 문종이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고 모함한다. 월왕구천이 문종을 불러 칼을 주며 말한다: "그대가 과인에게 오나라를 치는 일곱 가지 술책을 가르쳐 주고 과인이 그 셋을 써 오나라를 멸망시킨 사실은 분명하다. 다만 나머지 네 가지가 그대에게 있으니, 그대는 과인을 위하여 선왕을 따라 시험해 보라(子教寡人伐吳七術,寡人用其三而敗吳,其四在子,子為我從先王試之)." 결국 문종은 자결하여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구천과 범려, 문종

  
《史記 列傳》 狡兔死, 良狗烹, 高鳥盡, 良弓藏, 敵國破, 謀臣亡, 天下已定, 我固當烹!
《사기 열전》 교토사, 양구팽, 고조진, 양궁장, 적국파, 모신망, 천하이정, 아고당팽!
  
《史記 淮陰侯列傳》 項王亡將鐘離眛家在伊廬,素與信善。項王死後,亡歸信。漢王怨眛,聞其在楚,詔楚捕眛。信初之國,行縣邑,陳兵出入。漢六年,人有上書告楚王信反。高帝以陳平計,天子巡狩會諸侯,南方有雲夢,發使告諸侯會陳:"吾將游雲夢。" 實欲襲信,信弗知。高祖且至楚,信欲發兵反,自度無罪,欲謁上,恐見禽。人或說信曰:"斬眛謁上,上必喜,無患。" 信見眛計事。眛曰:"漢所以不擊取楚,以眛在公所。若欲捕我以自媚於漢,吾今日死,公亦隨手亡矣。" 乃罵信曰:"公非長者!" 卒自剄。信持其首,謁高祖於陳。上令武士縛信,載後車。信曰:"果若人言, 「狡兔死,良狗亨;高鳥盡,良弓藏;敵國破,謀臣亡。 」 天下已定,我固當亨!"上曰:"人告公反。" 遂械系信。至雒陽,赦信罪,以為淮陰侯。
《사기 회음후열전》 항왕망장종이매가재이로,소여신선。항왕사후,망귀신。한왕원매,문기재초,조초포매。신초지국,행현읍,진병출입。한육년,인유상서고초왕신반。고제이진평계,천자순수회제후,남방유운몽,발사고제후회진:"오장유운몽。" 실욕습신,신불지。고조차지초,신욕발병반,자도무죄,욕알상,공견금。인혹설신왈:"참매알상,상필희,무환。" 신견매계사。매왈:"한소이불격취초,이매재공소。약욕포아이자미어한,오금일사,공역수수망의。" 내매신왈:"공비장자!" 졸자경。신지기수,알고조어진。상령무사박신,재후거。신왈:"과약인언, 「교토사,양구형;고조진,양궁장;적국파,모신망。 」 천하이정,아고당형!" 상왈:"인고공반。" 수계계신。지낙양,사신죄,이위회음후。
 
[단상]
한고조 유방이 초패왕 항우(項羽)를 꺽고 천하를 차지할 때에 한신(韓信)은 눈부신 활약을 한다. 항우를 멸망시킨 후 유방은 제왕 한신의 군사를 빼앗고 초왕(楚王 초나라의 지역에 봉한 제후)에 봉한다. 과거 항우의 휘하에 같이 있을 때에 친하게 지낸 종리매(鐘離昧)가 한신에게 몸을 의탁한다. 누군가 유방에게 한신이 종리매와 더불어 모반을 꾀하고 있다고 모함까지 한다. 평소 종리매에게 여러 차례 혼줄이 난 유방은 초나라에 사람을 보내 종리매를 잡아오게 한다.
한신은 차마 종리매를 유방에게 내줄 수가 없어 차일피일하며 고민하고 있다. 천하의 명장 한신을 무력으로 진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유방은 진평(陳平)의 계책에 따라 운몽(雲夢)으로 여러 제후를 모이게 한다. 유방의 술책을 눈치채고 고민하는 한신에게 누군가가 종리매의 목을 들고 유방을 알현하라고 충고한다. 한신은 어찌하면 좋을지를 종리매와 상의한다. 종리매는 만약 자기를 잡아 유방에게 바치면 자기가 죽은 후 당신(한신)도 틀림없이 뒤따라 멸망하게 된다고 토로한 후, 한신이 보는 앞에서 스스로 목을 찔러 자결한다. 한신은 유방에게 종리매의 목을 바치지만, 그 자리에서 포박되어 간신히 죽음을 면한채 회음후(淮陰候)로 강등된다. 한신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크게 통탄한다: "과연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좋은 사냥개가 삶기고, 높이 나는 새가 없어지면 좋은 활도 곡간에 쳐박혀 쓸모없게 되고, 적국이 패망하면 뛰어난 신하나 장수도 죽음을 당한다는 옛말은 옳다. 이제 천하가 평정되니, 한신도 당연히 팽(烹)당하는구나!(果若人言, 狡兔死, 良狗亨; 高鳥盡, 良弓藏; 敵國破, 謀臣亡. 天下已定, 我固當亨!)"
그 후 한신은 진희와 함께 모반을 꾀하다가 유방의 황후 여후가 소하(素何)와 함께 꾸민 계략에 넘어가 장락궁(長樂宮)에서 체포된다. 결국 한신은 참수형으로 생을 마감한다.

유방에게 토사구팽을 당하는 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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