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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

山中問答(산중문답)

by kimlaw 2022. 12. 27.

山中問答

shān zhōng wèn dá
산중문답
李白

Lǐ  Bái
이백

李白(唐, 701-762)


問余何意棲碧山,

wèn yú hé yì qī bì shān,
문여하의서벽산,
笑而不答心自閑 

xiào ér bù dá xīn zì xián 。
소이부답심자한 
桃花流水杳然去,

táo huā liú shuǐ yǎo rán qù,
도화유수묘연거,
別有天地非人間 

bié yu tiān dì fei rén jiān 。
별유천지비인간 

 

산중문답
이백

벽산에서 살기가 어떠냐고 묻기에,
웃기만 할 뿐 대답은 굳이 하지 않지만 마음은 자유롭고 편안하다.
복사꽃은 흐르는 물에 실려 어디론지 떠내려 가고,
산중은 바로 별천지이며 인간세상이 아니다.

Question and Answer Among the Mountains
Li Bai

You ask me why I dwell in the green mountains;
I smile and make no reply for my heart is free of care.
As the peach-blossom flows down stream and is gone into the unknown,
I have a world apart that is not among men.

[해설]
o 問(문)
묻다.
낯선 행인이 왜 구차하게 산중에 살고 있느냐 물을 수도 있고, 오랜만에 멀리서부터 가족이나 붕우(朋友)가 찾아와 산중의 은거생활이 불편하지는 않는지를 물을 수도 있다. 혹은 시인의 자문자답(自問自答)일 수도 있다.
o 余(여)
시인 자신
o 何意(하의)

何事(하사)로 표현되기도 한다. 주로 의문문에 붙어 왜, 어째서(为什么 [wèishénme])와 같은 뜻이다.
o 棲(서)
栖(서)로 표현하기도 한다.
살다, 즉 居住(거주), 隐居(은거)를 가리킨다.
o 碧山(벽산)
중국 호북 안륙(湖北 安陆)에 있는 산으로 백조산(白兆山)을 가리킨다. 이백이 독서를 한 도화동(桃花洞)이 바로 벽산의 기슭에 있다.
달리 벽산(碧山)을 산색이 청취창록(青翠蒼綠 - 새파랗게 푸르다)하다는 뜻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문여하사서벽산(問余何事棲碧山)

o 笑(소)
웃다.
웃음에는 많은 종류가 있으므로, 어떤 웃음인지가 궁금하다. 분명 고소(苦笑 - 쓴웃음)나 비소(誹笑 - 비웃음)는 아니고, 더더욱 조소(嘲笑)도 아니다. 역시 폭소나 박장대소와 같은 큰 웃음이나 큰 소리로 내는 웃음도 어울리지 않는다. 아마도 입가로 웃음을 살짝 내비치며 소리를 내지 않고 웃는 미소가 가장 어울리는 웃음이라고 본다. 「왜 사냐건 웃지요」라고 할 때에 그 웃음이 아닐까.
o 自閑(자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다. 속세를 떠나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우며 편안하고 느긋하다는 뜻이다.
o 桃花(도화)
동진(東晋) 때 무릉(武陵)에 사는 한 어부가 시내(溪)로 고기를 잡으려 가다가 길을 잃는다. 어부는 홀연히 복숭아나무가 빽빽한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복숭아나무가 무성한 숲 끝에서 산이 나타나고, 어부가 산에 당도하고 보니 작은 입구가 있다. 어부는 입구를 통하여 산속으로 들어간다. 산속에는 외계로부터 막힌 곳에 복숭아꽃이 만발한 도화원(桃花源 The Peach Blossom Land)이 펼쳐진다. 도화원은 그야말로 무릉도원이고, 거기에 사는 사람은 세상의 고통과 번뇌도 없이, 늘 즐겁게 편안히 먹고 산다.

도화원

陶淵明 《桃花源記》 有一渔人在溪中捕鱼。忽进桃花林,林尽处有山。山有小口。从山口进去,遇一与外界隔绝的桃花源,里边的人过着安居乐业的生活。
도연명 《도화원기》 유일어인재계중포어。홀진도화림,임진처유산。산유소구。종산구진거,우일여외계격절적도화원,이변적인과착안거악업적생활。

During the Eastern Jin Dynasty, a man in Wuling Prefecture lived by fishing. He sailed along the stream, forgetting the distance. Suddenly, he came across a peach blossom forest. At the end of the peach forest is the birthplace of the stream, so there is a mountain. There is a small hole in the mountain. So he went in through the hole. There are the Peach Blossom Garden. The elderly and children are all comfortable and happy.
o 桃花流水(도화유수)
물가에 서 있는 복숭아나무에서 꽃잎이 떨어지고, 그 꽃잎이 냇물에 실려 저 멀리로 흘러간다.
o 杳然(묘연)
묘연(杳然)하다, 즉 그윽하고 멀어서 눈에 아물아물하다.
달리 窅(yǎo)然(요연 - 깊숙하고 고요하며 아득히 멀다), 혹은 宛然(완연 - 아주 뚜렷하다)으로도 표현된다.
여하튼 유심요원(幽深遥远), 즉 깊고 멀다는 의미이다.
o 別有天地(별유천지) [bié yǒu tiān dì]
속세와는 다른 별천지
o 非人間(비인간)
인간이 아니다 혹은 인간세상이 아니다. 시인의 은거생활이 속세에서 사는 사람의 생활과는 다르다는 뜻이다. 당시 시인이 처한 시대상황이나 개인적 처지 등을 고려하여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별유천지비인간이라는 표현이 가슴이나 마음을 울리는 대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고, 억지로 머리를 써서 해석할 필요는 없다.

별유천지비인가(別有天地非人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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